• 2025. 6. 4.

    by. 최상화답술

    연애와 결혼은 사랑의 완성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을 전제로 하는 순간 진짜 사랑은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연애와 결혼은 사랑을 계약으로 변화시킨다

    연애연애

     

    연애는 흔히 말하듯, "서로 알아가는 단계"로 이해됩니다.

     

    결혼은 "사랑을 완성하는 제도"로 인식되죠. 하지만 여기엔 결정적인 오류가 숨어 있습니다.

     

    두 관계 모두 일정한 목적과 계획, 조건을 전제로 합니다.

     

    연애는 상대가 ‘내 기대에 맞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되고,

     

    결혼은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책임을 지는 삶’을 요구합니다.

     

    결국 사랑은 계약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말로는 사랑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기대 – 평가 – 적합성 – 계약"이라는 구조가 작동하는 것이죠. 이 안에서 참다운 사랑,

     

    즉 조건 없이 흘러나오는 생명력 있는 사랑은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진짜 사랑은 흐름이지만 결혼은 설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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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본래 계획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흐르고, 느껴지고, 저절로 피어나는 ‘감응의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면 우리는 "이 관계가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라는 미래 설계를 시작합니다.

     

    결혼에 들어가면 이제 ‘현실 유지’를 위한 조건과 책임이 앞서게 됩니다.

     

    계획과 조건이 붙는 순간, 사랑은 흐름이 아니라 ‘시스템’이 됩니다.

     

    사랑이 흘러야 할 자리에 통제가 자리 잡고, 감정이 솟아야 할 자리에 일정표와 책임감이 채워지게 됩니다.

     

    이런 구조 안에서는 순수한 사랑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사랑이 아니라 '관계 유지 기술'만 남게 되는 것이죠.

     

    전제를 가진 사랑은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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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본래 자유로운 선택에서 나와야 진짜입니다.

     

    “사랑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어서”라는 자발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연애와 결혼은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접근합니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자” “앞으로 아이는 몇 명?” “재정 계획은?”

     

    이 모든 것이 "계획된 사랑", 즉 ‘전제된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 전제는 나도 모르게 기대감과 불안감, 감정적 통제를 만들어냅니다.

     

    상대가 내 기대에 맞지 않으면 실망하고, 맞더라도 내 통제 아래 두려는 심리가 작동하게 되죠.

     

    결과적으로 사랑은 더 이상 '함께 존재하는 기쁨'이 아니라, ‘잘 맞춰가는 프로젝트’가 됩니다.

     

    그리고 자유보장이 없는 사랑은 결국 지치고, 메마르고, 왜곡됩니다.

     

    참다운 사랑은 온전한 자기 없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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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사랑은 "내가 원하는 사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라지고 상대가 있는 그대로 존중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은 대부분 내가 원하는 사랑, 내가 필요한 안정, 내가 설계한 미래를 전제로 시작됩니다.

     

    즉, 그 중심엔 ‘내가’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아름다운 말로 포장해도,

     

    그 사랑은 결국 ‘내 의지와 목적’의 연장일 뿐입니다. 반면, 진짜 사랑은 소유하지 않고도 기뻐할 수 있고,

     

    응답받지 않아도 변함없이 흐를 수 있으며, 받지 않아도 계속 줄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사랑은 오직 자의식이 없고, 조건이 없고, 기대가 없는 ‘심령의 자유’에서만 가능해집니다.

     

    그 상태는 연애나 결혼의 틀로는 담을 수 없습니다.

     

    맺음말

     

    연애와 결혼은 사랑을 전제로 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참된 사랑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흐름이어야 하고, 자유로워야 하며, 조건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진짜 사랑은 계획이 아니라 비움과 감내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생명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