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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도 있고 나이도 들었고, 웬만한 상황은 다 겪었는데…왜 우리는 여전히 사람들과 다투고, 상처 주고받으며, 고립되는 걸까요?
지식은 많지만 용도가 바뀌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자격증도 따고, 세상을 많이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지식이 무엇을 위해 사용되는지, 즉 ‘용도’가 바뀌지 않으면, 그 지식은 방어의 도구가 됩니다.
예를 들어보면, 지식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상대를 더 쉽게 분석하고, 판단하고, 정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 머릿속 기준으로 상대를 재단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식은 원래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용되어야 하지만, 많은 경우 상대를 이기기 위한 무기가 되어버립니다.
결국 지식이 감정을 다듬는 데 쓰이지 못하고, 감정을 곤두세우는 데 사용되는 것이죠.
경험은 많지만 감정이 정화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상황 많이 겪어봤어.’ ‘그 사람 같은 타입은 내가 수없이 상대해 봤지.’
이런 말은 사실 감정의 뻣뻣함을 드러냅니다. 많은 경험은 그 자체로는 선물이 될 수 있지만,
그 경험이 아물지 않은 상처와 연결되어 있다면, 그 기억은 현재의 감정을 왜곡시키는 독소가 됩니다.
즉, 과거의 기억은 데이터가 아니라 감정의 반사작용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새롭게 상대를 보지 못하고, 예전 기억의 그림자를 씌워 상대를 미리 판단하게 됩니다.
그 결과, 다툼은 과거의 망령에 휘둘리는 현재의 비극이 됩니다.
다툼은 정보의 차이에서 생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몰라서가 아닙니다. 너무 많이 알아서 다투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이 분명하고, 논리가 또렷하며, 자신의 해석과 판단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러나 다툼은 논리나 정보로 풀리지 않습니다.
다툼은 심령의 기운, 말투, 표정, 기운의 결에서 이미 시작됩니다.
따뜻한 말도 싸우듯 하면 싸움이 되고, 아픈 말도 감싸듯 하면 치유가 됩니다.
결국 화법의 기운이 다툼의 출발점이고, 그 기운은 내 존재의 용도와 감정 상태에서 나옵니다.
워쉽마인드와 최상화답술이 필요한 이유
우리는 서로를 설득하려고 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고, 자기 논리를 내세우며 대화합니다.
하지만 대화의 본질은 설득이 아니라 감응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내가 먼저 녹는 것이 진짜 대화의 시작입니다.
그것이 최상화답술의 화법입니다. 상대를 감화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귀빈처럼 대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풀리게 하는 화법.
그리고 그 출발점은, 나의 존재 용도가 바뀌는 것입니다.
정보를 쌓고,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에너지로,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바꾸는 것입니다.
지식과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그 에너지가 ‘자기 방어’에 쓰이고 있다면, 다툼은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맺음말
우리는 몰라서 다투는 것이 아닙니다. 알면서도 용도와 감정이 바뀌지 않았기에 다툼이 반복됩니다.진정한 변화는 지식이 아니라, 존재의 용도 전환에서 시작됩니다.